
"처음엔 우리 두세 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계산을 맡았고요." 2020년 인터뷰에서 마세라티 파워트레인 이노베이션 총괄 에토레 무수(Ettore Musu)가 한 말입니다. 그 두세 명이 붙들고 있던 아이디어는 4년 뒤에야 양산 승인을 받았고, 그 결과 마세라티는 20년 만에 자기 엔진을 손에 넣습니다. 네튜노 V6 — 20년 만에 마세라티가 직접 만든 엔진이자, 프리챔버 점화가 양산 도로차에 처음 올라간 사례 2020년 7월 1일 모습을 드러낸 네튜노는 2,992cc 트윈터보 V6이고 630마력을 냅니다. 회전은 8,000rpm까지 올라가며 리터당 210마력을 뽑아냅니다. 무게는 220kg을 넘지 않고요. 수치만 늘어놓으면 성공한 프로젝트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 엔진을 직접 몰아본 사람들의 평가는 한쪽으로 모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 엔진이 살려내려 했던 브랜드가 지금은 존립 자체를 걱정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요. 아래에서는 페라리가 손을 뗀 배경을 먼저 살피고, 프리챔버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개발 도중 어디서 무너졌는지, 그리고 매체와 정비 문서가 이 엔진을 두고 실제로 무엇을 적었는지까지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끝부분에는 "100% 마세라티"라는 문구를 둘러싼 논쟁을 양쪽 근거와 함께 담았습니다. 공급이 끊긴 2019년 마라넬로에서 만들어져 모데나로 실려 오던 F154 V8 — 25년을 이어 온 공급 관계가 2019년에 마침표를 찍었다 배경부터 짚겠습니다. 1997년 피아트가 지분 절반을 페라리에 넘긴 뒤로 마세라티는 사실상 페라리의 럭셔리 디비전이었습니다. 2001년에는 F136 V8을, 2013년부터는 트윈터보 F154 V8을 받아 썼고요. 엔진은 마라넬로에서 만들어져 모데나로 왔습니다. 이 구도가 흔들린 시점이 2016년 1월입니다. 페라리가 FCA에서 분리돼 따로 상장하면서 자본 관계가 끊겼고, 상장사가 된 페라리는 마진 압력을 받는 처지가 됩니다. 그리고 2019년 5월 7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페라리 회장 겸 CEO 루이스 카밀레리(Louis Camilleri)가 이렇게 말합니다. "마세라티 쪽에서 계약 만료 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그러고는 덧붙입니다. "결국 우리는 마세라티에 엔진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게 되는데, 사실 이건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잘된 일입니다. 마진 측면에서도 그렇고, 엔진에 붙어 있던 인력을 차 쪽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손을 먼저 놓은 쪽은 마세라티였지만, 페라리도 붙잡을 이유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마세라티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당시 CEO였던 다비데 그라소(Davide Grasso)의 한마디에 담겨 있습니다. 2023년 CNN 인터뷰였습니다. "엔진이 없던 시절 우리는 그저 차를 조립하는 회사였습니다." 모데나 비알레 치로 메노티 — 20년 만에 다시 엔진을 만들기로 한 자리 그는 "값이 많이 드는 선택이었던 건 분명하지만 대단히 전략적인 선택이었고, 마세라티가 되살아나는 일의 뿌리에 있다"고 이어 말했습니다. 25년 동안 남의 엔진으로 프리미엄 값을 받아 온 브랜드가 그 값을 설명할 자기 이야기를 되찾으려 한 셈입니다. 프리챔버, F1에서 왔지만 노린 것이 달랐다 프리챔버 구조 — 실린더마다 작은 예연소실 하나와 스파크플러그 두 개가 들어앉는다 네튜노의 중심에는 MTC(Maserati Twin Combustion)라 부르는 연소 시스템이 있습니다. 실린더마다 1.5cc 남짓한 예연소실을 두고 그 안에 플러그를 하나 심은 뒤, 주연소실 옆에 플러그를 하나 더 답니다. 6기통이니 플러그가 모두 열두 개인 셈입니다. 작동 순서는 이렇습니다. 압축 행정에서 주연소실의 혼합기가 작은 구멍들을 지나 프리챔버 안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그 안에서 먼저 점화되고, 생긴 불꽃이 구멍을 통해 여러 갈래 제트로 뿜어져 나오면서 주연소실을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태웁니다. 화염이 번지는 시간이 짧아지니 노킹이 생길 틈도 줄어듭니다. 프리챔버에서 뿜어 나온 제트가 주연소실을 여러 지점에서 한꺼번에 점화한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생깁니다. "F1 기술"이라는 수식 때문에 같은 물건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노리는 바가 다릅니다. F1과 LMP1의 프리챔버는 초희박연소로 열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프리챔버에 연료를 따로 뿜는 액티브 방식이 많고요. 반면 마세라티 특허(EP3453856A1)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프리챔버는 희박 운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엔진의 내노킹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요. 이론공연비를 그대로 지킨다는 뜻이고, 기존 삼원촉매를 손대지 않고 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배기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도로차 입장에서는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그 덕에 얻은 것이 압축비 11:1입니다. 다운사이징 터보가 보통 9.5:1 언저리를 쓰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값이죠. 여기에 직분사 350bar와 포트분사 6bar를 함께 쓰고, 터보는 뱅크 바깥쪽에 하나씩 답니다. 핫V가 아니라 예전부터 쓰던 사이드 배치입니다. 뱅크 바깥쪽에 하나씩 자리한 터보 — 핫V를 검토하다 되돌아온 결과다 무수의 말을 빌리면 이 엔진 안에는 "두 개의 연소 시스템이 있고, 그 둘을 함께 제어해야" 합니다. 마세라티가 2022년에 출원한 두 번째 특허(US11859591B2)가 바로 그 제어 로직인데, 플러그 두 개를 단순히 켜고 끄는 방식이 아니라 점화시기 오프셋을 함께 움직이며 목표 토크를 찾아가는 구조입니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 무너졌다 다이노 위의 개발 단계 — 고부하에서 잘 돌던 프리챔버가 저속에서 발목을 잡았다 이 대목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무수는 개발 과정의 실패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도로차에서 통상적인 주행으로 여겨지는 구간, 그러니까 저속으로 다니는 상황에서 엔진이 대단히 불안정했습니다." F1 엔진은 늘 고부하로 돕니다. 프리챔버가 제 역할을 하기에 좋은 조건이죠. 반면 도로차는 대부분의 시간을 저부하로 보냅니다. 이 영역에서는 프리챔버 제트가 주연소실까지 제대로 닿지 못했고, 연소가 흔들리고 소음이 커졌습니다. 치프 엔지니어 마테오 발렌티니(Matteo Valentini)도 같은 문제를 인정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해법이 두 번째 플러그였습니다. 저부하와 중부하 구간은 측면 플러그와 포트분사가 연소를 맡고, 부하가 올라가면 프리챔버가 주도권을 넘겨받습니다. 네튜노를 설명할 때 늘 따라붙는 "두 개의 연소 시스템"은 처음부터 그린 그림이 아니라 문제를 메우다 나온 결과였던 셈입니다. 재료에서도 벽에 부딪혔습니다. 프리챔버 안쪽 온도가 워낙 높아, 열을 빠르게 빼내는 구리 합금을 쓰고 나서야 길이 열렸다고 무수는 말합니다. "이것이 전체 결과를 바꾼 첫 번째 통찰이었다"고요. 플러그도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 좁은 공간 안의 연소를 버텨 낼 플러그가 시중에 없었으니까요. 2019년 11월부터 실도로에 나선 MC20 프로토타입 — 문제를 하나씩 지워 나가던 시기다 터보 배치도 한 차례 갈아엎었습니다. 발렌티니는 V뱅크 안쪽에 터보를 넣는 핫V 구성을 살펴봤지만, 목표였던 리터당 210마력을 채우면서 단순하고 믿을 만한 해법을 끝내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사이드 배치로 되돌아갔고, 그 덕에 패키징이 간결해지고 무게중심도 내려갔습니다. 무수는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프리챔버는 새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20세기 초에 이미 같은 개념의 특허가 있었습니다." 다만 앞선 개발자들은 이 물건이 던지는 문제를 끝까지 풀어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마세라티의 공은 개념을 발명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양산차에서 쓸 수 있게 만든 데 있고, 회사 내부 인사가 스스로 그렇게 못 박고 있습니다. 정말 "100% 마세라티"일까 알파로메오 690T V6 — 점화순서가 네튜노와 같고, 이 엔진을 설계한 사람이 네튜노 특허 공동 발명자 명단에 올라 있다 공개 당시 보도자료는 제목부터 "100% 마세라티 엔진"이었습니다. 바로 이 문구를 두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회의론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보어와 스트로크 88×82mm, 뱅크각 90도, 레드라인 8,000rpm이 페라리 F154 V8과 겹칩니다. 점화순서 1-6-3-4-2-5는 알파로메오 690T V6와 같고요. 여기에 더 묵직한 정황이 붙습니다. 프리챔버 특허의 공동 발명자 여섯 명 가운데 잔루카 피베티(Gianluca Pivetti)는 2013년 페라리에서 건너와 알파로메오 690T V6를 설계한 바로 그 엔지니어입니다. 발명자 명단에는 페라리 출신이 더 있고, 최초 출원인 역시 마세라티가 아닌 FCA Italy였습니다. 무수 본인의 말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 초, 알파로메오와 마세라티를 재건하려던 조르지오(Giorgio) 프로젝트를 막 시작하던 맥락에서 태어났다"고 했으니까요. 반박은 발렌티니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물론 다른 엔진에서도 볼 수 있는 해법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엔진의 겉모습에 속지 마십시오." 690T 블록과의 관계를 두고는 "내용물이 다르고 보어가 다르고 오일 통로가 다르다"며 주조를 맡은 업체조차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설계하고, 우리가 개발하고, 우리가 생산하고, 우리가 조립한다"고 정리했고요. 양쪽이 부딪히지 않는 영역이 있습니다. 실린더 헤드 위쪽, 그러니까 프리챔버와 트윈 스파크, 이중 분사와 연소 제어는 마세라티가 새로 만든 것이고 국제 특허로 보호됩니다. 이 엔진을 가장 세게 때린 매체들도 이 부분만큼은 인정합니다. 부딪히는 건 그 아래쪽입니다. 블록과 기본 치수, 점화순서 같은 하부 아키텍처를 기존 계보에서 얼마나 물려받았느냐죠. 회의론은 상당 부분이라 보고, 마세라티는 겉모습일 뿐이라고 답합니다. 현실적인 시선도 하나 보탤 만합니다. MC20처럼 소량만 만드는 모델을 위해 백지에서 엔진을 짜는 일은 비용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네튜노를 가장 혹독하게 비판한 매체조차 결론에서는 "완전 신규에 꽤 가깝다"고 했고요. 거짓말이라기보다는 마케팅 문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의 문제로 읽는 편이 공정해 보입니다. 하루 네 대에서 여섯 대, 모데나의 생산 방식 모데나 엔진 랩 — 양압 클린룸에서 한 기당 사흘이 걸리고, 하루에 네 대에서 여섯 대가 나온다 생산은 모데나 비알레 치로 메노티(Viale Ciro Menotti) 공장 안 엔진 랩이 맡습니다. MC20을 조립하는 바로 그 부지고요. 2013년 사업계획 승인, 2015년 설립, 2020년 가동이라는 순서를 밟았습니다. 상주 인력은 100명을 웃돌고, 다이노 테스트룸 다섯 개와 조립 스테이션 여섯 개를 갖췄습니다. 엔진 한 기를 완성하는 데 약 25시간, 근무일 기준 사흘이 듭니다. 하루 생산량은 네 대에서 여섯 대이고 최대치가 열 대입니다. 다이노 테스트룸 다섯 개 — 완성된 엔진은 예외 없이 40분간 여기서 돌아간다 품질 관리 항목이 꽤 촘촘합니다. 양압 클린룸에서 조립하고, 천장과 공구에 달린 카메라가 작업을 지켜보며, 전자 렌치가 조임 토크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완성된 엔진은 21개 지점에서 헬륨 누설 검사를 거친 뒤 40분간 다이노에서 돌아갑니다. 여기에 매달 무작위로 뽑은 한 기를 네 시간짜리 내구 시험에 넣습니다. 버전에 따라 이렇게 갈립니다 730마력 MCXtrema — 같은 블록에서 뽑아낸 최고 출력이자 62대만 나온 트랙 전용차 같은 엔진이어도 어느 차에 얹히느냐에 따라 성격이 꽤 달라집니다. 미드십은 드라이섬프를, 프론트 엔진은 웻섬프를 씁니다. · MCXtrema (트랙 전용, 62대) / 730마력 @7,500 / 730Nm — 신규 터보와 레이싱 배기, 전용 연소 캘리브레이션 · GT2 스트라달레 / 640마력 @7,500 / 720Nm — 도로 합법 사양 가운데 최강 · MC20 · MC20 치엘로 · MCPura / 630마력 @7,500 / 730Nm @3,000~5,500 — 레드라인 8,000rpm · 그란투리스모 ·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2027년형) / 590마력 / 650Nm — 종전 550마력에서 40마력 상승 · 그레칼레 트로페오 / 530마력 @6,500 / 620Nm · 그란투리스모 · 그란카브리오 기본형 / 490마력 · 그레칼레 V6 (2026년형 신규) / 390마력 @6,500 2026년형 그레칼레 — 4기통을 걷어내고 네튜노 디튠 사양을 기본 엔진 자리에 앉혔다 눈여겨볼 지점이 2026년형 그레칼레입니다. 2.0리터 4기통을 통째로 없애고 네튜노 디튠 사양을 기본 엔진으로 올렸는데, 4기통이던 때보다 값이 도리어 내려갔습니다. 마세라티가 이 엔진을 브랜드의 중심으로 다시 세웠다는 신호로 읽을 만합니다. MY27 업데이트부터는 내연 모델 전체에 실린더 비활성화가 들어갑니다. 저부하 구간에서 우측 뱅크 세 기통을 흡배기까지 통째로 멈춰 세우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소리였습니다 배기구 — 성능에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여기서 나오는 소리에는 정반대로 의견이 모였다 네튜노를 몰아 본 매체들의 평가는 성능과 기술에서 거의 한목소리로 우호적입니다. 그런데 소리에서는 정반대 방향으로 한목소리가 됩니다. 톱기어는 MC20 리뷰의 단점 칸에 딱 한 줄만 적었습니다. "엔진에 더 두툼한 사운드트랙이 필요하다." 더 드라이브의 바셈 와세프는 배기음을 "놀랄 만큼 부드럽다"고 표현했고, 인터쿨러의 앤드루 프랭클은 한층 직설적이었습니다. 네튜노의 "목소리는 전혀 특별할 게 없다"고요. 가장 자주 등장하는 표현은 "디젤 같다"입니다. 로드앤트랙은 MCPura를 두고 "저회전에서 오프비트 하모닉이 나와 고출력 디젤처럼 들리는 구석이 있다"고 했고, evo의 이선 저프는 2026년 7월 그란투리스모 트로페오 리뷰에서 "아이들과 저회전에서 여전히 디젤 같은 공진이 거슬린다"고 적었습니다. 서로 다른 매체가 각자 같은 비유에 도달한 셈입니다. 그레칼레를 향한 평은 한층 박합니다. evo의 유수프 아슈라프는 "MC20 엔진의 청각적 드라마가 없다. 자연스럽고 목구멍에서 나오는 으르렁거림이 사실상 특징 없는 합성음으로 대체됐다"고 썼습니다. 그란투리스모는 늘 구형과 견줘집니다. 톱기어의 그렉 포츠는 "이탈리아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오페라틱하다고 하긴 어렵다"며 "이 작은 V6의 소리는 옛 V8에 견줄 수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2,500rpm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 2,500rpm 아래 구간에는 고무줄을 통해 스로틀을 조작하는 것 같다는 평이 늘 따라붙는다 두 번째로 잦은 지적은 저회전 응답입니다. 로드앤트랙의 서술이 가장 구체적입니다. "저회전에서 반응이 느리고 굼뜨다. 마치 고무줄을 통해 스로틀을 조작하는 것 같다." 페달을 크게 밟아도 터보가 다 올라오기까지 뚜렷한 공백이 있다고 덧붙였고요. 랙이 나타나는 구간은 대체로 2,500rpm 아래이고, 부스트가 제대로 붙는 지점은 3,000~3,500rpm입니다. 최대토크 발생 구간이 3,000rpm부터라는 제원과 맞물립니다. 앤드루 프랭클은 경쟁 구도 안에서 순서를 매겼습니다. 맥라렌 터보보다는 랙이 덜하고 페라리보다는 심하다고요. 오토카의 리처드 레인은 각도를 달리해 짚었습니다. 296 GTB나 아투라 같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는 전기모터가 초기 토크를 채워 주는데, 순수 터보인 네튜노에는 그 장치가 아예 없다는 겁니다. 구조에서 오는 한계라는 뜻이죠. 재미있는 건 같은 특성을 정반대로 읽는 시선도 있다는 점입니다. 피스톤헤즈의 존 하웰은 GT2 스트라달레 리뷰에서 "2,500rpm 아래에 랙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랑스럽고 불완전한 랙이 있기 때문에 스로틀을 가지고 놀 수 있고 공도에서 이 슈퍼카를 조금 더 즐길 수 있다"고 썼습니다. 그는 이 차를 "V6 슈퍼카 중 가장 캐릭터가 강한 차"라고 불렀고요. 마세라티도 이 지점을 약점으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2027년형 그란투리스모 트로페오에서 최대토크 도달점을 3,000rpm에서 2,500rpm으로 500rpm 앞당겼거든요. 정비 문서에 남아 있는 두 가지 프리챔버 중앙 플러그는 현장에서 분해하지 말라고 마세라티 정비 문서가 못 박은 부품이다 먼저 리콜입니다. 미국 NHTSA 기준으로 네튜노 엔진 기계 부품을 대상으로 한 리콜은 0건입니다. MC20이 걸린 리콜은 모두 네 건인데 연료라인 센서(FCA 공용 부품), 테일램프, 타이어 라벨, 라디오 소프트웨어가 전부입니다. 엔진 설계와는 무관하죠. NHTSA 소비자 결함 신고 역시 MC20은 0건입니다. 다만 이 0건을 무결점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판매 대수 자체가 워낙 적어 통계가 성립하지 않는 쪽에 가깝습니다. 컨슈머리포트는 표본 부족을 이유로 마세라티를 신뢰성 순위에서 통째로 제외했고, J.D. 파워 내구품질조사에도 마세라티는 이름이 없습니다. 좋다도 나쁘다도 아닌 데이터 공백입니다. 실마리는 마세라티가 직접 낸 정비 문서(TSB)에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이 두 건입니다. 첫째, 원인을 못 찾은 미스파이어. 2024년 5월 발행된 MAS004226은 MC20과 그레칼레, 그란투리스모까지 네튜노를 얹은 전 차종을 대상으로 "엔진 오작동과 불규칙성, 예컨대 미스파이어와 아이들 회전수 불안정"을 다룹니다. 그런데 내용이 수리 절차가 아닙니다. 고회전 주행 테스트를 거친 뒤 측면 플러그만 분해해 카본 오염이나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본사에 지원 요청을 올린 다음 추가 지시를 기다리라는 지시입니다. 2024년 5월 시점까지 마세라티가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문서에는 한 가지가 더 적혀 있습니다. 중앙 프리챔버 플러그는 절대 분해하지 말 것. 프리챔버 플러그가 현장에서 함부로 손댈 수 있는 부품이 아니라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둘째, 오일펌프 베어링. 2025년 9월 나온 MAS004864는 무게가 다릅니다. "일부 사례에서 엔진 소음의 원인이 오일펌프 베어링으로 확인됐다"고 적으면서, 종전에는 이 소음이 나타나면 엔진 전체 또는 롱블록을 교환해야 했다고 명시합니다. 그래서 볼베어링을 단품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고요. 부품을 단품화했다는 건 그만큼 사례가 쌓였다는 방증입니다. 네튜노에서 확인된 가장 실질적인 하드웨어 문제 패턴입니다. 유지비, 그리고 감가 11개월 동안 786마일을 타고 10만 6,395달러가 빠진 MC20 치엘로 — 감가가 이 엔진의 가장 아픈 자리다 정비비는 오너 보고를 매체가 모아 정리한 수치가 있습니다. 영국 기준으로 1회차 정비가 2,000파운드를 넘겼고, 2회차는 딜러 견적이 4,000파운드였는데 다른 마세라티 딜러에서 3,200파운드에 받았다는 사례입니다. 같은 브랜드 딜러끼리 800파운드가 벌어졌습니다. 플러그 열두 개를 갈 때 드는 비용은 공개된 견적 자료가 없습니다. 마세라티 선불 정비 프로그램에 플러그 교환이 들어 있다고만 안내될 뿐 가격은 공개하지 않고, 미국 KBB 견적 DB에도 해당 데이터가 없습니다. 보증은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입니다. 신차 4년 5만 마일에 더해 Extra10 프로그램으로 엔진과 변속기를 주행거리 제한 없이 10년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감가 쪽에서는 선명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2025년형 MC20 치엘로 한 대가 카본 패키지를 비롯해 옵션을 약 5만 달러어치 얹은 채 31만 9,395달러에 팔렸는데, 11개월 뒤 주행거리 786마일 상태로 경매에서 21만 3,000달러에 낙찰됐습니다. 11개월 만에 10만 6,395달러, 약 33%가 사라진 겁니다. 시장 전반도 방향이 비슷합니다. 미국 시세 벤치마크가 20만 8,755달러 언저리이고 최저 낙찰 기록은 11만 6,500달러입니다. 영국에서는 2022년식 1만 4,000마일 쿠페가 12만 9,995파운드에 올라와 있는데, 출시가 18만 7,000파운드와 견주면 30%가량 낮습니다. 원인 분석은 대체로 한곳으로 모입니다. 비슷한 30만 달러대에 성능이 더 나은 페라리 296 GTB가 있고, 마세라티에는 페라리만 한 브랜드 프리미엄이 없다는 것입니다. 애프터마켓이 조용한 이유 노비텍이 711마력까지 끌어올린 MC20 — 공개된 검증 수치로는 사실상 유일한 사례다 BMW나 포르쉐를 떠올리면 의아할 만큼 애프터마켓이 얕습니다. 검증된 공개 수치가 사실상 하나뿐입니다. 독일 노비텍(NOVITEC)이 컨트롤 모듈 두 개와 전용 배기를 얹어 711마력 818Nm를 만들었습니다. 순정 대비 81마력, 88Nm가 늘어난 값이고요. 제로백은 2.9초에서 2.8초로 줄었습니다. 미국 버거 모터스포츠의 JB4 피기백이 1,299달러에 나와 있지만 아직 베타 표기이고 구체적인 출력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배기 전문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게인 수치를 내놓지 않고요. 이유는 대략 짐작이 갑니다. 실린더당 인젝터 두 개와 플러그 두 개, 여기에 프리챔버 제어까지 얽힌 보쉬 MG1 ECU를 뚫는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다만 공장 차원의 여유는 이미 확인돼 있습니다. 621마력 MC20에서 640마력 GT2 스트라달레를 지나 730마력 MCXtrema까지, 같은 블록에서 109마력의 헤드룸이 실증됐습니다. 발목을 잡는 쪽은 하드웨어라기보다 배기 규제로 보입니다. 네튜노는 앞으로 어디로 가나 마세라티 판매는 2년 만에 절반 아래로 내려앉았고, 네튜노는 그 한가운데 서 있다 마세라티 판매는 2023년 2만 6,689대에서 2025년 1만 1,127대로 2년 사이 58% 줄었습니다. 2017년 정점이 약 4만 9,000대였으니 낙차가 큽니다. 2025년 2월 스텔란티스는 마세라티향 15억 유로 투자를 접었고, MC20 폴고레 전기 슈퍼카는 백지화됐습니다. 매각설까지 돌았고요. 역설적인 대목은 이 위기가 네튜노의 위상을 오히려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전동화 계획이 뒤로 밀리면서 네튜노는 "곧 사라질 과도기 엔진"에서 브랜드의 중장기 축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2026년형 그레칼레가 4기통을 버리고 네튜노를 기본 엔진으로 올린 것이 그 결과입니다. 앞으로의 방향도 윤곽이 잡혀 갑니다. 엔지니어링 총괄 다비데 다네신(Davide Danesin)이 2026년 7월 굿우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기모터의 효율을 이미 충분히 효율적인 연소 엔진, 그러니까 네튜노와 묶는 건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네튜노 하이브리드를 우리 미래에서 봅니다." 다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사회적 관점에서 이런 차들은 진보가 아니다"라고 했고, 스포츠카에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마세라티 스포츠카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내연기관에서 어느 정도의 순수함을 찾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첫 적용 대상으로는 그레칼레 트로페오가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네튜노가 다른 브랜드로 넘어갈 가능성은 낮습니다. 마세라티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독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다만 발렌티니는 2020년에 "이 기술, 특히 트윈 컴버스천 시스템은 앞으로 다른 여러 엔진에 쓰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엔진은 나누지 않되 기술은 퍼뜨리겠다는 뜻이죠. 정리하면 엔진 커버에 새겨진 네튜노 — 두세 명이 시작한 엔진은 지금 브랜드의 중심에 서 있다 기술만 놓고 보면 네튜노는 성공했습니다. 프리챔버 점화를 양산 도로차에 처음 올렸고, 압축비 11:1과 리터당 210마력을 한꺼번에 잡았습니다. 두세 명이 시작해 4년을 버틴 프로젝트가 그렇게 결실을 봤습니다. 감성에서는 논쟁이 남아 있습니다. 소리에는 여러 매체가 감점을 줬고 2,500rpm 아래의 굼뜬 반응도 마찬가지였죠. 다만 마세라티가 그 지적을 흘려듣지는 않았습니다. 2027년형에서 최대토크 도달점을 500rpm 앞당겼고 출력도 40마력을 더 얹었습니다. 나온 지 6년이 된 엔진이 아직 손질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신뢰성은 판단할 표본이 아직 모자랍니다. 리콜은 없고 정비 문서에 두 가지 항목이 남아 있는데, 오일펌프 베어링 쪽은 마세라티가 부품을 단품으로 풀어 엔진을 통째로 갈지 않아도 되도록 바꿨습니다. 문제를 덮기보다 정비 경로를 열어 둔 셈이고, 엔진과 변속기를 10년까지 받쳐 주는 Extra10 보증도 함께 걸려 있습니다. 브랜드가 어려운 구간을 지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네튜노의 자리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전동화가 뒤로 밀리면서 이 엔진은 과도기 부품이 아니라 브랜드의 중심축이 됐고, 2026년형 그레칼레는 4기통을 걷어내고 네튜노를 기본 엔진으로 올리면서 값까지 내렸습니다. 621마력에서 730마력까지, 같은 블록에서 109마력의 여유가 남아 있다는 사실도 이미 확인돼 있고요.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다네신은 네튜노 하이브리드를 미래에서 본다고 했고, 대신 스포츠카에는 손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쪽만큼은 순수한 내연기관으로 남겨 두겠다는 뜻이죠. 무수는 프리챔버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었고 20세기 초부터 특허가 있었지만 아무도 끝까지 풀어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 문제를 마세라티가 풀었습니다. 두세 명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시작한 아이디어가 지금 브랜드를 떠받치는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엔진은 제 몫을 했습니다.
2026-08-04T03:0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