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가상 수동 특허, PDK에 클러치 페달을 더하는 파워트레인

포르쉐 가상 수동 특허, PDK에 클러치 페달을 더하는 파워트레인

7월에 페라리가 12칠린드리 마누알레를 통해 가상 수동을 선보였었죠. 그로부터 두 달 만에 이번에는 포르쉐 쪽에서 소식이 나왔습니다. 양산차가 아닌 특허 출원 단계이긴 한데, 들여다보면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더라구요. 유럽 특허청에 올라온 문서(DE102025109563A1) 내용을 풀어봤습니다. 소프트웨어로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수동처럼 다루게 하는 시스템이고, 여기에 세 번째 페달까지 달립니다. 포르쉐는 지금도 911 카레라 T와 GT3에 진짜 수동을 넣고 있다 주행 모드는 총 세 가지 특허 도면에 나온 구성을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평범한 자동 모드예요. D, R, N 중에 고른 뒤 가속 페달만 밟으면 되는, 우리가 아는 그 PDK입니다. 두 번째 모드는 시퀀셜이죠. 레버나 패들로 한 단씩 올리고 내리는 방식인데, 요즘 나오는 DCT라면 대부분 이미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진짜 중요한 건 세 번째입니다. 변속기가 수동으로 전환되면서 클러치를 세 번째 페달로 다루게 되거든요. 눈에 띄는 부분은 기어 레버입니다. 평상시엔 툭 건드리면 원위치로 복귀하는 모노스테이블 셀렉터인데, 이 모드로 들어가면 각 단마다 고정되는 멀티스테이블 셀렉터로 바뀝니다. H패턴 수동처럼 레버가 1단 자리, 2단 자리에 그대로 머무는 셈이죠. 포르쉐는 이를 그 경험을 재현하도록 설계된 시프트 패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모두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포르쉐가 문서에 적어뒀습니다. 특허 도면에는 페달 세 개와 H패턴 셀렉터가 그려져 있다 앞서 나온 레버 특허에서 한 걸음 더 지난 몇 달 사이 포르쉐는 시프트바이와이어 셀렉터 특허를 낸 적이 있습니다. 자동 레버로도, 수동 셀렉터로도 움직이는 레버였는데 당시엔 레버 하나만 다룬 내용이었죠. 이번에 나온 특허는 그 레버에 클러치 페달과 변속기 제어 로직까지 엮어, 하나의 가상 수동 시스템으로 마무리한 겁니다. 왜 포르쉐가 이런 걸 만드는지가 꽤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지금도 진짜 수동을 판매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가 포르쉐니까요. 911 카레라 T, GT3, 718 모두 6단 수동을 고를 수 있고, GT3는 수동이 무료 옵션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회사가 가짜 수동 특허를 냈으니, 진짜 수동을 넣을 수 없는 차에도 그 감각만큼은 남겨두고 싶은 것으로 읽히네요. 대표적인 예가 하이브리드죠. 먼저 시작한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코닉세그입니다. 라이트 스피드 트랜스미션 위에 인게이지 시프트 시스템을 올려, 변속기 하나에 9단 자동과 6단 수동을 함께 담았거든요. 페라리 12칠린드리 마누알레는 8단 DCT 가운데 앞쪽 6단을 수동으로 다루게 했는데, 서툴게 조작하면 울컥거리다가 시동까지 꺼지게 해놨습니다. 편하게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실수까지 재현한 셈이죠. 현대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몇 달 전 시프트바이와이어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고, 이게 전기차용 가상 수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다수 매체가 봤습니다. 이미 아이오닉 5 N의 N e-시프트가 전기차에서 8단 DCT 감각을 재현하고 있으니, 그 연장선으로 보면 될 것 같네요. 페라리 마누알레는 실수하면 시동이 꺼지도록 만들었다 기대와 냉소가 함께 나옵니다 비용이나 효율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자동변속기 차를 더 재밌게 만들려는 게 포르쉐의 의도라는 예상이 있습니다. 신차에서 진짜 수동이 계속 사라지는 마당에, 가상 수동이 마니아들을 붙잡아둘 답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정반대로 보는 의견도 일부 나옵니다. 5단, 6단 수동도 못 모는 사람들이 갑자기 멋있는 척하라고 만든 가짜 수동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예요. 페라리 때도 이 논쟁은 똑같이 벌어졌었죠. 기계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으면 수동이 아니라는 입장이 있고, 요즘 수동도 어차피 전자제어가 잔뜩 들어가니 감각만 살아 있으면 된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끝으로 덧붙이는 이야기 특허는 어디까지나 특허죠. 이걸 양산에 넣겠다는 포르쉐의 발표는 없습니다. 그래도 코닉세그, 페라리, 현대, 포르쉐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전동화가 진행될수록 클러치 페달이 물리적으로 들어갈 자리는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소프트웨어로 메우려는 시도는 계속 나올 겁니다.

2026-09-22T03:0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