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7.2나 991.1 오너분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 보셨을 겁니다. 차는 여전히 쌩쌩한데 센터페시아 화면만 쳐다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그 기분 말이죠. 몇 년 전에 멈춰 있는 지도에, 통화밖에 안 되는 블루투스까지. 그러다 보면 송풍구에 거치대를 달아서 휴대폰 내비를 켜게 되더라구요. 이 문제를 포르쉐가 직접 풀어 주는 물건을 9월 29일에 선보였습니다. 이름은 포르쉐 클래식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플러스, 줄여서 PCCM 플러스라고 부르는 제품의 신형이에요. 991.1 실내에 장착된 신형 PCCM 플러스. 순정 PCM이 있던 자리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2009년부터 2016년 사이의 911과 박스터, 카이맨에 들어갑니다 해당되는 차종 범위가 생각보다 넓더라구요. 전 세계 기준으로 30만 대 이상이 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이 포르쉐의 발표입니다. · 911 라인업 : 997.2(후기형), 991.1 · 박스터 라인업 : 987.2, 981 · 카이맨 라인업 : 987.2, 981 버전은 두 가지로 준비됩니다. 하나는 2009~2013년식(997.2, 987.2)용, 다른 하나는 2012~2016년식(991.1, 981)용이죠. 센터페시아 생김새가 세대별로 다르다 보니 버튼 배치와 프레임을 따로따로 맞춰서 만든 거예요. 왜 굳이 이 연식이냐고요? 카플레이가 들어가기 바로 직전 세대라서 그렇습니다. PCM 3.0을 쓴 997.2와 987.2, PCM 3.1을 쓴 991.1과 981 모두 카플레이 지원이 안 되거든요. 카플레이는 2016년 991.2로 바뀌면서 PCM 4가 탑재된 뒤부터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차는 요즘 차 같은데 화면만 옛날 차"인 바로 그 구간을 정확하게 노린 제품인 셈이죠. 997.2의 순정 PCM 3.0. 터치는 되지만 카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 세대입니다. 가장 큰 무기는 무선 카플레이와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입니다 들어가는 기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고해상도 7인치 터치스크린 · 무선 방식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블루투스 + 와이파이로 연결) · 위성 이미지 지도가 지원되는 자체 내비게이션, 제한속도 표시 기능 · 경치가 좋은 길로 안내하는 경로 옵션, 시닉 로드(Scenic Roads) · 듀얼 튜너 : DAB, HD, FM/AM · 곡 정보가 표시되는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 · 나노 SIM 슬롯 기반 4G 연결, 무선(OTA) 방식의 지도 업데이트 · 유튜브 재생은 정차 중에 가능 (국가에 따라 다름) 가장 반가운 건 역시 선이 필요 없다는 점이네요. 이 세대 차들은 센터 콘솔 수납공간이 좁은 편이라 케이블 한 줄만 늘어져 있어도 은근히 신경 쓰이거든요. 휴대폰은 주머니에 넣어 둔 채로 시동만 걸면 알아서 연결됩니다. 지도 업데이트 때문에 서비스센터를 찾을 일도 없어졌습니다. SIM만 꽂아 놓으면 무선으로 내려받거든요. 카플레이를 쓰다 보면 자체 내비를 얼마나 켜게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닉 로드는 주말에 드라이브 나갈 때 한 번쯤 눌러 보고 싶은 기능이긴 하네요. 무선 카플레이가 연결된 PCCM 플러스 화면. 케이블 없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로 붙습니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연동에서 사제 헤드유닛과 차이가 납니다 사실 카플레이 하나만 본다면 사제 안드로이드 올인원으로도 충분히 됩니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구요. 다만 직접 달아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스티어링 휠 버튼이 절반 정도만 작동한다거나, 계기판 오른쪽 다기능 화면에 내비 안내가 뜨지 않는다거나, 부팅이 느리고 화면 톤이 실내와 따로 노는 문제들 말이죠. 이런 부분을 순정 수준으로 맞춰 놓은 게 PCCM 플러스입니다. ·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 버튼을 통한 조작 지원 (장착된 차량 기준) · 내비 안내와 음악 정보를 계기판 화면에 표시 · 오일 온도와 오일 압력 표시 기능 · 박스터, 카이맨의 경우 주차 거리 경고를 화면 그래픽으로 표시 · 화면에 나오는 차량 그래픽을 내 차 외장색에 맞춰 설정 가능 개인적으로는 화면에 오일 온도와 압력이 뜬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평대향 엔진 오너분들은 예열이 끝났는지 보려고 오일 온도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있으시잖아요. 화면 속 차량 색깔을 내 차 색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별것 아닌 듯하지만, 순정 티는 이런 데서 나더라구요. 노브와 버튼 디자인 역시 당시 실내 톤에 맞춰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장착해 놓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출고된 차처럼 보이죠. 유럽 기준 가격은 200만 원대 후반으로 전해집니다 가격은 포르쉐 보도자료에 따로 나와 있지 않더라구요. 국내 보도를 보면 유럽 기준으로 1,700~1,900유로 선이고, 우리 돈으로는 250만~280만 원 정도(공임 별도)라고 합니다. 996, 986용으로 기존에 판매하던 PCCM 플러스가 1,600유로 안팎이었으니까, 비슷한 선에서 약간 오른 정도네요. 포르쉐는 센터에서 장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정확한 국내 가격과 공임은 가까운 포르쉐 센터에 문의해 보셔야 하구요. 공임까지 더하면 300만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순정 이력으로 남는 업그레이드라는 데 진짜 의미가 있습니다 해외 쪽에서는 이번 제품을 카플레이 이야기로 보기보다 "어떤 포르쉐가 클래식으로 살아남느냐"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저도 꽤 공감이 되더라구요. 20년이 흘러도 차 디자인은 여전히 멋있지만, 화면은 5년만 지나도 낡아 보이기 마련입니다. 오래된 차를 계속 타려면 결국 화면에 손을 대야 하는데, 사제를 선택하면 배선을 따거나 잘라야 하는 일이 많죠. 그러면 나중에 되팔 때 "순정 아님" 딱지가 붙게 됩니다. GT3나 터보 S처럼 수집 가치가 있는 차라면 특히 이 부분이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구요. PCCM 플러스는 포르쉐 정품 부품인 데다 센터에서 장착하기 때문에 정비 이력에 기록됩니다. 분류상 개조가 아닌 정비가 되는 셈이에요. 원래 달려 있던 PCM을 보관해 두었다가 다시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997.2 GT3 RS나 991.1 GT3 RS 같은 차를 소유하신 분들이라면 기능보다 이 점이 더 큰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겠네요. 이 세대를 두고 포르쉐가 "퓨처 클래식"이라고 부른 점도 눈길이 갑니다. 클래식 부서가 997.2와 991.1을 벌써부터 챙기기 시작한 셈이니까요. 자연흡기 수평대향 6기통을 얹은 마지막 카레라 세대라는 걸 떠올려 보면, 포르쉐 역시 이 차들이 오래 남으리라고 보는 듯합니다. 997.2와 991.1 GT 모델들. 순정 상태 유지가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차들입니다. 2020년에 출발한 PCCM, 대상 차종은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참고로 PCCM은 2020년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출발은 공랭 911용 1-DIN 타입(3.5인치)과 996, 986용 PCCM 플러스(7인치)였고, 그 뒤로 1세대 카이엔과 997.1, 987.1까지 범위가 넓어졌죠. 여기에 이번 신형이 997.2부터 991.1까지 품게 되면서, 순정 카플레이가 들어가기 이전의 포르쉐 스포츠카는 대부분 정품 레트로핏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같은 시기에 나온 파나메라(970)와 카이엔(958), 마칸 초기형은 이번 대상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국내에는 이쪽 오너가 훨씬 많은데도 말이죠. 또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 한글 메뉴 및 국내 지도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안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카플레이 위주로 쓴다면 지도는 크게 문제 되지 않겠지만, DAB 라디오처럼 국내에서는 쓸 수 없는 기능도 있으니 장착하기 전에 센터에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2026-10-02T03:0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