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에서 다른 차로 갈아타려고 알아보면, 놀라는 순간이 대체로 두 번 옵니다. 한 번은 911이라는 스포츠카의 균형이 얼마나 잘 잡혀 있었는지 깨달을 때고, 다른 한 번은 가격표를 열어볼 때입니다. 국내에서 지금 911을 신차로 사려면 최저가가 카레라 GTS 쿠페 2억 4,730만 원이에요. 카레라와 카레라 T, 카레라 S 같은 하위 트림이 국내에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GTS가 출발점인 가격표라 진입 문턱 자체가 높아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911 다음 차"라는 물음의 성격도 달라졌습니다. 이미 2억 5천만 원 가까이를 써 본 사람이 같은 돈의 행선지를 다시 정하는 일이 됐거든요. 가격을 낮춰 다른 즐거움을 챙기든, 그 예산의 일부를 실용성으로 돌리든, 아니면 예산을 더 얹어 성격이 전혀 다른 차로 넘어가든. 길은 세 갈래입니다. 국내 911 가격표는 카레라 GTS 2억 4,730만 원에서 출발한다 후보를 살펴보기 전에 비교 기준부터 잡아두겠습니다. 2026년 8월 시점의 국내 911 라인업입니다. · 카레라 GTS 쿠페 2억 4,730만 원, 카레라 4 GTS 2억 5,690만 원 · GTS 카브리올레 2억 6,360만 원, 4 GTS 카브리올레 2억 7,320만 원, 타르가 4 GTS 2억 7,340만 원 · GT3와 GT3 투어링 모두 2억 8,300만 원 · 스피릿 70 3억 2,600만 원 (1,500대 한정) · 터보 S 쿠페 3억 5,000만 원, 터보 S 카브리올레 3억 6,800만 원 파워트레인은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GTS에 들어가는 3.6리터 T-하이브리드가 541마력 610Nm에 0-100km/h 3.0초, 최고 312km/h. GT3의 4.0리터 자연흡기는 510마력 450Nm으로 3.4초, 311km/h를 냅니다. 터보 S는 듀얼 eTurbo를 더한 3.6리터 T-하이브리드로 711마력 800Nm, 2.5초, 322km/h죠. 1. 로터스 에미라 · 국내 가격(2025년형, 부가세 포함) — i4 터보 1억 4,990만 원, V6 수동 1억 5,390만 원 · i4 — 1,991cc 직렬 4기통 터보(AMG M139), 364마력 430Nm, 8단 DCT, 0-100km/h 4.4초, 최고 275km/h · V6 — 3,456cc 슈퍼차저(토요타 2GR), 405마력 420Nm, 6단 수동 또는 6단 자동, 4.3초, 최고 290km/h · 구동 미드십 후륜, 공차중량 1,405kg(V6 수동)부터 1,485kg까지, 2인승, 트렁크 151L 에미라는 로터스의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입니다. 그 한 줄만으로도 구매 이유가 성립하는 차죠. 911과 견줘 보면 우선 가격이 절반입니다. 카레라 GTS 한 대 값이면 에미라를 사고도 9천만 원 이상이 남으니까요. 대신 0-100km/h가 4.3~4.4초라 GTS에 1.3초 넘게 뒤지고, 뒷좌석이 없으며, 트렁크도 151리터에 그칩니다. 911이 앞 트렁크와 뒷좌석을 합쳐 짐과 사람을 그럭저럭 받아주는 차라면, 에미라는 그 기능을 통째로 버린 차예요. 대신 손에 쥐는 게 둘 있습니다. 첫째는 미드십 레이아웃입니다. 911은 여전히 엔진이 뒤 차축 뒤쪽에 놓여 있고, 992세대에 와서 그 특유의 거동은 대부분 정리돼 사라졌죠. 에미라는 엔진을 앞으로 당겨 놓은 정통 미드십이라 코너에서 차가 선회하는 방식부터가 다릅니다. 둘째는 수동변속기입니다. 992.2에서 카레라 S의 수동이 빠지며 911로 직접 기어를 넣을 길이 사실상 막혔거든요. 1억 5천만 원대에 그 감각을 살 수 있는 창구가 에미라 V6 수동입니다. 카레라 S 수동이 빠진 992.2 이후, 1억 5천만 원대에 남은 몇 안 되는 수동 선택지 2. 포르쉐 타이칸 · 국내 가격(부가세 포함) — GTS 1억 8,220만 원, 터보 2억 1,840만 원, 터보 S 2억 5,710만 원, 터보 GT 2억 9,780만 원 · 최고출력(오버부스트 기준) — GTS 700마력, 터보 884마력, 터보 S 952마력, 터보 GT 1,034마력 · 0-100km/h — GTS 3.3초, 터보 2.7초, 터보 S 2.4초, 터보 GT 2.3초(바이작 패키지 2.2초) · 배터리 89kWh 또는 105kWh, 급속충전 최대 320kW, 후륜 2단 변속기, 사륜구동 타이칸은 2025년 페이스리프트에서 출력과 충전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렸습니다. 충전 상한이 50kW 올라 320kW가 됐고, 상위 배터리는 105kWh로 커졌죠. 911과 견주면, 가속만 따질 경우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터보 GT의 2.3초가 911 터보 S의 2.5초를 앞서는데 가격은 2억 9,780만 원으로 5,220만 원 낮으니까요. 중간 트림도 사정이 같습니다. 2.7초를 내는 타이칸 터보가 2억 1,840만 원인 반면, 3.0초인 카레라 GTS는 2억 4,730만 원이죠. 다만 숫자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엔 이릅니다. 사라지는 것이 있거든요. 배기음과 변속입니다. 911의 재미는 상당 부분 회전수가 차오르는 소리와 PDK가 단을 물어 채우는 순간에서 나옵니다. 타이칸에는 그 둘이 아예 없어요. 그 대신 2톤 넘는 덩치가 정숙하게 밀어붙이는, 종류가 다른 감각이 남습니다. 덧붙이자면 국내 포르쉐 판매에서 전동화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62%에 이릅니다. 타이칸은 202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 2,000대 선을 넘었고 글로벌 기준 판매 2위 시장이 한국이었고요. 911 오너가 타이칸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국내에서 이미 숫자로 확인되는 이야기입니다. 배기음도 변속도 없는 타이칸 — 그 빈자리를 다른 감각이 대신한다 3.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 국내 가격 2억 560만 원(부가세 포함) · 파워트레인 4.0리터 V8 바이터보 — 476마력 700Nm, 0-100km/h 3.9초 · 변속기 9단 MCT, 구동 4MATIC+ 사륜 · 좌석 2+2(리어 시트 폴딩), 트렁크 675L · 상위 트림 GT 63 S E 퍼포먼스 2억 7,860만 원 — 시스템 816마력 1,420Nm, 2.8초 2세대로 넘어오며 AMG GT는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1세대가 롱노즈 FR 스포츠카였다면, 지금은 사륜구동을 얹고 2+2 좌석을 넣고 트렁크를 675리터까지 확보한 GT거든요. 911의 자리를 대놓고 겨냥한 구성이죠. 911과 견주면 GT 55가 카레라 GTS보다 4,170만 원 저렴합니다. 국내 911의 출발가가 2억 4,730만 원인 상황에서 이 격차는 가볍게 볼 숫자가 아니에요. 대신 0-100km/h가 3.9초라 GTS의 3.0초에 0.9초를 내주고, 출력도 476마력 대 541마력으로 뒤집니다. 그런데 적재 공간에서 판이 뒤집힙니다. 911 쿠페는 앞 트렁크와 뒷좌석을 전부 동원해야 여행 가방 몇 개를 겨우 소화하는 차입니다. GT 55는 리어 시트를 접으면 675리터가 열리고요. 골프백이 세로로 들어가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911을 처분하고 싶은 게 아니라 911로 못 하던 일을 하고 싶다"에 해당한다면, 가장 솔직한 답이 이 차입니다. 속도까지 포기할 수 없다면 GT 63 S E 퍼포먼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816마력 1,420Nm에 2.8초로 911 터보 S(711마력, 2.5초)와 같은 무대에 서면서 가격은 2억 7,860만 원. 터보 S보다 7,140만 원 낮습니다. 2세대 AMG GT에는 2+2 좌석과 폴딩 리어 시트가 들어간다 4. 애스턴마틴 밴티지 · 4.0리터 V8 트윈터보(AMG 기반) — 665마력 800Nm, 0-100km/h 3.5초, 최고 325km/h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 후륜, 2인승 · 국내 정식 판매 중이지만 공식 가격은 미공개입니다. 등록 데이터로 추정한 쿠페 약 2억 6,200만 원, 로드스터 약 2억 9,260만 원은 참고치입니다 밴티지는 2024년에 출력을 510마력에서 665마력으로 단번에 끌어올렸습니다. 애스턴마틴이 "이제 GT가 아니라 스포츠카"라고 선을 그은 세대죠. 911과 견주면 가격은 맞닿아 있는데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참고치 2억 6,200만 원은 카레라 4 GTS(2억 5,690만 원)와 GTS 카브리올레(2억 6,360만 원) 사이에 놓입니다. 그 가격에 665마력 800Nm이니 541마력 610Nm인 카레라 GTS보다 124마력, 190Nm이 높죠. 그런데도 0-100km/h는 3.5초로 GTS의 3.0초에 0.5초를 내줍니다. 사륜구동으로 접지력을 벌어둔 911과, 후륜만으로 800Nm을 노면에 밀어 넣어야 하는 밴티지의 차이입니다. 그 지점이 이 차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밴티지는 접지력이 빠듯한 상태에서 차를 다루는 재미를 일부러 남겨둔 차예요. 911이 992세대를 지나며 계속 지워온 여백이 바로 그것이고요. 다만 국내에서는 가격이 공개돼 있지 않아 딜러 견적을 따로 받아야 하고, 서비스망도 포르쉐와 견줄 수준이 아닙니다. 5. 맥라렌 아투라 · 국내 표기가는 2억 9,900만 원입니다. 다만 2021년 국내 공개 당시 680마력 사양 기준이고, 이후 가격표가 갱신되지 않았습니다 · 옵션을 포함한 실제 출고 사례는 2023~2024년식 기준 3억 4,250만~3억 9,570만 원 선입니다 · 2025년형 700마력 개선형 해외가 — 영국 쿠페 £202,660, 스파이더 £221,500 / 미국 쿠페 $255,400(운송비 $5,000 별도), 스파이더 $280,700 · 국내 중고는 2023년식 1,200km 매물 2억 2,900만 원, 8,759km 매물 2억 1,900만 원입니다(2026년 8월 엔카 활성 매물 2대) · 2,993cc V6 트윈터보(뱅크각 120도)에 액시얼 플럭스 모터를 더해 시스템 700마력 720Nm · 0-100km/h 3.0초, 0-200km/h 8.4초, 최고속도 330km/h · 변속기 8단 DCT — 후진 기어가 없고 모터가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구동은 후륜 · 건조중량 1,395kg, DIN 공차중량 1,498kg, 배터리 7.4kWh, 전기 주행 33km, 트렁크 160L, 2인승 새로 설계한 카본 모노코크(MCLA)에 V6 하이브리드를 올린 차입니다. 후진 기어를 통째로 들어내고 모터에 맡긴 것도 무게를 덜기 위한 선택이었죠. 911과 견주면 신차 가격이 꽤 모호합니다. 국내 표기가 2억 9,900만 원은 GT3(2억 8,300만 원)를 조금 웃도는데, 옵션을 얹고 실제로 출고되는 값은 3억 4,000만 원을 넘겨 터보 S(3억 5,000만 원)와 맞닿습니다. 그 가격에 700마력 3.0초니 터보 S보다 11마력이 낮고 0.5초가 느리죠. 숫자만으로는 살 명분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무게를 보면 이야기가 바뀝니다. 건조 1,395kg에 공차 1,498kg이거든요. 911 터보 S가 1.6톤대라는 걸 감안하면 100kg 이상 가볍고, 여기에 미드십 배치가 겹치면 차가 방향을 트는 속도부터 달라집니다. 가격 계산에서 진짜 변수는 중고입니다. 2023년식 1,200km 매물이 2억 2,900만 원이에요. 사실상 신차인 개체가 카레라 GTS보다 1,830만 원 저렴하다는 뜻이죠. 감가를 앞 소유자가 대신 맞아준 상태로 진입하는 셈인데, 뒤집어 보면 이 차의 감가 속도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수입사도 2025년 기흥인터내셔널에서 브리타니아오토로 바뀌었으니 계약 전에 보증 승계 조건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6. 마세라티 MCPura · 국내 가격(부가세 포함, 5년 무상보증·3년 소모품 교환 포함) — 쿠페 3억 3,880만 원, 첼로(컨버터블) 3억 7,700만 원 · 3.0리터 V6 트윈터보 '네튜노' — 630마력 730Nm, 0-100km/h 2.9초, 최고 320km/h · 변속기 8단 DCT, 구동 후륜, 건조중량 1,500kg 미만, 카본 모노코크 섀시, 버터플라이 도어 MC20에서 이름을 바꾸고 앞뒤 디자인을 손질한 차입니다. 파워트레인 수치는 손대지 않았어요. 실린더마다 예연소실을 두고 플러그를 열두 개 꽂은 네튜노 엔진이 그대로 실립니다. 911과 견주면 대체재라기보다 반대편에 선 차입니다. 3억 3,880만 원은 GT3(2억 8,300만 원)보다 5,580만 원 높고 터보 S(3억 5,000만 원)보다는 1,120만 원 낮습니다. 그 가격에 2.9초와 카본 모노코크, 버터플라이 도어, 1.5톤 미만 건조중량이 따라옵니다. 내려놓는 건 911이 가진 거의 전부입니다. 뒷좌석이 없고, 짐 공간도 사실상 없고, 시야가 좁고, 전국 서비스망은 포르쉐와 비교가 안 되죠. 잔존가치 역시 냉정합니다. 그 대신 손에 넣는 건 희소성이에요. 카본 모노코크에 자체 설계 엔진을 얹은 순수 내연기관 미드십을 3억 원대에 살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겁니다. 마세라티가 다음 수순으로 하이브리드를 예고하면서 스포츠카만은 순수 내연기관으로 두겠다고 했지만, 이 조합 자체가 이미 귀합니다. 버터플라이 도어와 1.5톤 미만 건조중량은 911에 없는 항목이다 7. 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 · 국내 가격(부가세 포함) — GT 스피드 3억 4,610만 원, GTC 스피드 3억 8,020만 원 · 4.0리터 V8 트윈터보에 전기모터를 더해 시스템 782마력 1,000Nm · 0-100km/h 3.2초(GTC 3.4초), 최고 335km/h, 변속기 8단 DCT, 사륜구동에 사륜조향 · 배터리 25.9kWh, 국내 인증 순수 전기 주행 64km, 공차중량 2,459kg, 앞뒤 무게배분 50 대 50 · 좌석 2+2, 트렁크 260L 양산 벤틀리 가운데 역대 가장 강한 차입니다. W12를 들어내고 V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갈아탔는데 출력은 오히려 19% 올랐죠. 911과 견주면 무게가 모든 걸 설명합니다. 2,459kg, 카레라 GTS의 1.6배쯤 되죠. 그런데도 3.2초에 100km/h를 통과하고 최고속은 335km/h로 911 터보 S(322km/h)를 웃돕니다. 가격은 3억 4,610만 원이라 터보 S(3억 5,000만 원)보다 390만 원 낮고요. 이 차를 고르는 명분은 성능이 아닙니다. 도심에서는 64km를 전기로만 소화하고, 고속도로에서는 1,000Nm으로 밀어붙이고, 뒷좌석에 사람을 앉힐 수 있다는 조합이죠. 911로 장거리를 뛰어 본 사람이 가장 크게 아쉬워하는 두 가지, 정숙성과 뒷좌석을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반대로 와인딩에서 차를 던지는 재미를 기대하면 실망하게 됩니다. 2.5톤 앞에서는 물리 법칙이 봐주지 않거든요. 도심 구간 64km는 전기로 소화하고, 뒷좌석에는 사람이 앉는다 8. 페라리 아말피 · 국내 가격 3억 8,500만 원부터(2025년 10월 국내 출시, 인도는 2026년 초부터) · 3,855cc V8 트윈터보 — 640마력 760Nm, 0-100km/h 3.3초, 최고 320km/h 이상 · 변속기 8단 DCT, 구동 후륜, 프론트 미드십 배치, 건조중량 1,470kg · 좌석 2+2,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와 ABS Evo 첫 적용, 3단계 가변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로마를 잇는 모델입니다. 로마에서 없앴던 스티어링 물리 버튼이 다시 돌아왔고, 100km/h에서 완전 정지까지 30.8m를 기록했습니다. 911과 견주면 가격대가 아예 한 층 위입니다. 3억 8,500만 원은 911 터보 S 카브리올레(3억 6,800만 원)마저 넘어서죠. 성능만 보면 그 값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640마력 3.3초는 711마력 2.5초인 터보 S에 확실히 뒤지니까요. 그래서 이 차의 명분은 다른 데 있습니다. 자연흡기 시절 페라리는 놓쳤지만 프론트 V8 페라리는 꼭 갖고 싶고, 2+2라 뒷좌석에 짐이든 사람이든 실을 수 있으며, 매일 몰 만큼 다루기 쉬운 페라리를 원한다면 지금 신차로 고를 수 있는 답이 사실상 이것뿐입니다. 배지값을 얼마로 칠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다만 국내 페라리 사정은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포르쉐는 전국 서비스센터가 12곳에 부품이 사흘이면 도착하는데, 페라리는 서비스 거점이 한 곳이고 부품은 이탈리아에서 2주 넘게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페라리 판매가 줄고 911이 오르는 배경으로 자주 거론되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로마에서 없앴던 스티어링 물리 버튼이 아말피에서 되살아났다 9. 페라리 296 GTB · 국내 가격 3억 9,800만 원(부가세 포함), STD&KOR 팩 4억 1,500만 원. 스파이더인 GTS는 4억 6,100만 원 · 2,992cc V6 트윈터보(뱅크각 120도) 663마력에 전기모터 167마력을 더해 시스템 830마력 740Nm · 0-100km/h 2.9초, 0-200km/h 7.3초, 최고 330km/h 이상, 변속기 8단 F1 DCT, 미드십 후륜 · 배터리 7.45kWh에 건조중량 1,470kg, 국내 인증 전기 주행거리 12km, 좌석 2인승 · 피오라노 랩타임 1분 21초 기록 · 중고 시세는 2022~2024년식 2억 7,000만~3억 7,000만 원(2026년 8월 엔카 12대 기준) · 상위 296 스페치알레 6억 3,000만 원부터, 국내 배정 80대 — 880마력, 건조중량 1,410kg, 피오라노 1분 19초 296은 페라리가 로드카에 처음 얹은 V6입니다. 뱅크각을 120도로 벌리고 트윈터보를 물린 뒤 전기모터를 붙여 830마력을 뽑아냈죠. 911과 견주면 가격이 터보 S(3억 5,000만 원) 위입니다. 4,800만 원 위죠. 그런데 0-100km/h는 2.9초로 터보 S의 2.5초에 오히려 뒤집니다. 사륜구동으로 출발하는 911과 후륜만으로 830마력을 쏟아내야 하는 296의 차이입니다. 숫자로 맞붙일 차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296이 쥔 건 다른 항목입니다. 미드십 배치, 건조 1,470kg, 8,500rpm까지 도는 V6, 그리고 피오라노 1분 21초. 이 조합을 911에서 찾으려면 GT3로 가야 하는데, GT3는 하이브리드도 아니고 830마력도 아니죠. 정작 흥미로운 비교는 페라리 안쪽에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본 아말피가 3억 8,500만 원, 296 GTB가 3억 9,800만 원이거든요. 1,300만 원을 사이에 두고 FR V8 GT와 미드십 V6 하이브리드가 나란히 서 있는 셈입니다. 뒷좌석과 매일 타는 편안함을 택할 것이냐, 미드십과 830마력을 택할 것이냐. 페라리 입문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갈림길이 여기죠. 중고까지 시야에 넣으면 셈이 또 달라집니다. 2022년식 296 GTB가 2억 7,000만 원부터 잡히거든요. 카레라 GTS(2억 4,730만 원)보다 2,270만 원 위입니다. 다만 리스 승계 매물이 적지 않아 표시가와 실제 부담이 어긋날 수 있으니 조건을 꼭 따져 보셔야 합니다. 뱅크각 120도 V6 트윈터보 663마력에 전기모터 167마력이 얹힌다 10. 렉서스 LC 500 · 판매 종료 시점 가격 — LC 500 1억 8,430만 원, LC 500h 1억 9,040만 원, 컨버터블 1억 9,420만 원 · 2017년 7월 국내 출시, 2024년 12월 판매 종료. 글로벌 생산도 2026년에 끝날 예정입니다 · 4,969cc V8 자연흡기 — 477마력, 540Nm(55.1kgm) @4,800rpm · 0-100km/h 4.7초, 최고 270km/h, 변속기 10단 자동, 구동 후륜 · 공차중량 1,970kg(국내 사양), 트렁크 197L, 좌석 2+2 민트급 시세 얘기부터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어느 플랫폼에도 LC 공개 매물이 없습니다. 국내에 들어온 물량 자체가 극히 적었고, 가진 사람이 내놓지 않는다는 뜻이죠. 그래서 "민트급 시세는 얼마"라고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판매 종료 시점 신차가인 1억 8,430만 원을 기준선으로 두고 개인 거래나 딜러 수배로 접근하게 되는데, 저주행 개체라면 그 선에서 크게 빠지기 어렵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나오는 즉시 소진되는 종류의 매물이거든요. 911과 견주면 성능으로 맞설 차가 아닙니다. 4.7초에 1,970kg이니까요. 3.0초를 내면서 훨씬 가벼운 카레라 GTS와는 다른 세계죠. 최고속도 270km/h 역시 911 어느 트림보다 낮습니다. 그럼에도 이 차를 사는 이유는 하나로 모입니다. 4,969cc 자연흡기 V8이죠. 911에서 자연흡기를 만나려면 GT3(2억 8,300만 원)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그건 4.0리터 6기통을 9,000rpm까지 돌리는 성격이 전혀 다른 물건입니다. LC 500은 같은 자연흡기라도 방향이 정반대예요. 회전수를 짜내는 대신 배기량으로 밀어내는 소리를 냅니다. 게다가 렉서스의 마지막 V8이고요. 구매 전에 감안할 점도 있습니다. 2+2로 표기되지만 뒷좌석은 사실상 짐칸이고, 트렁크 197리터는 911 앞 트렁크에 조금 보탠 수준입니다. 대신 유지비와 고장률은 이 목록에서 가장 마음 편한 축에 속합니다. 11. 쉐보레 콜벳 C8 스팅레이 · 국내 정식 수입은 없습니다. 직수입과 병행수입 물량만 유통됩니다 · 2026년 8월 엔카 기준 C8 활성 매물은 8대, 그중 스팅레이가 7대입니다 · 쿠페 2020년식, 주행 2.1만 km, 1억 1,800만 원 · 컨버터블 2020~2021년식(주행 1.8만~3.3만 km) 1억 1,900만~1억 9,000만 원, 2022년식(2.9만 km) 1억 6,500만 원 · 신차 직수입가는 2LT에 Z51을 얹은 기준으로 1억 7,000만~1억 8,000만 원대였습니다 · 6,162cc V8 OHV 자연흡기 — 503마력(495hp) @6,450rpm, 637Nm @5,150rpm, 레드라인 6,600rpm · 0-60mph 2.9초(Z51 패키지), 최고 312km/h, 변속기 8단 DCT, 리어 미드십 후륜 · 공차중량 1,530kg, 트렁크 357L(앞 114L, 뒤 246L), 2인승 C8은 콜벳이 66년 만에 엔진을 운전석 뒤로 옮긴 세대입니다. 6.2리터 자연흡기 V8을 그대로 들고 미드십으로 건너갔죠. 민트급 시세부터 짚겠습니다. 주행 1만 km 미만 활성 매물은 현재 0대입니다. 가장 가까운 공개 기준점은 2023년식 38km짜리 컨버터블이 2억 원에 올라왔던 사례고요. 실제로 잡히는 저주행 개체는 2만 km 안팎에 1억 4,000만 원 전후입니다. 911과 견주면 가격이 절반입니다. 카레라 GTS 2억 4,730만 원의 절반을 조금 넘기는 값에 503마력 미드십 V8이 들어오니까요. 0-60mph 2.9초는 GTS의 0-100km/h 3.0초와 측정 단위가 달라 그대로 붙이기 어렵지만, 환산해 붙여도 크게 밀리지는 않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적재 공간까지 따라옵니다. 트렁크 357리터. 앞 114리터와 뒤 246리터로 나뉘어 있어 골프백이 들어갑니다. 이 목록에 오른 미드십 가운데 그게 가능한 건 콜벳뿐이죠. MCPura도 아투라도 못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격 대비 성능만 따지면 열한 대 중 독보적입니다. 문제는 그 뒤예요. 정식 서비스망이 없습니다. 보증은 국내에서 통하지 않고 부품은 개별 수배해야 하죠. 미드십 V8을 1억 원대에 손에 넣는 대신 정비를 직접 감당하겠다는 계산이 서야 하는 차입니다. 참고로 상급 Z06는 국내 매물이 딱 한 대인데 3억 2,000만 원입니다. 2023년식 컨버터블, 주행 1만 km요. GT3 신차가 2억 8,300만 원이니 중고 콜벳이 신차 GT3보다 3,700만 원 비싼 셈이죠. 병행수입에 얹히는 관세와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세에 딜러 프리미엄까지 쌓인 결과입니다. ZR1은 국내 매물이 아예 없고요. 앞 114리터에 뒤 246리터, 도합 357리터 — 미드십인데 골프백이 실린다
2026-08-06T03:0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