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카 마니아라면 주목할 만한 신차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오늘은 슈퍼카 시장의 판도를 단번에 뒤바꿀 만한 신차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다름 아닌 페라리(Ferrari)가 오는 2026년 5월 25일, 이탈리아 로마(Rome)에서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인 페라리 루체(Ferrari Luce) 입니다. 페라리 라인업에서 처음 등장하는 순수 전기차이자, 한정판인 F80을 빼면 라인업 중 가장 높은 가격대에 속하는 모델 입니다.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출발 가격은 미화 약 64만 7천 달러, 원화로 바꾸면 약 9억 원 정도 로 전해졌습니다. "순수 전기차"이면서 "페라리 최고가"라는 결합 그 자체가 이 차가 지닌 무게감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루체는 그저 페라리가 EV 시장에 발을 들이는 모델에 그치지 않습니다. 12칠린드리, 푸로상게, F80과 더불어 라인업 꼭대기에 나란히 세우려는 또 하나의 플래그십 입니다. 동일한 4인승 4도어 자리를 차지하는 푸로상게(Purosangue)가 자연흡기 V12를 안은 토대라면, 루체는 그 옆자리를 전혀 다른 구동 방식으로 메우는 셈입니다. 페라리 첫 EV가 이토록 비싼 까닭 람보르기니 란자도르 페라리가 라인업을 넓혀온 두 기둥은 언제나 "희소성"과 "기술적 우위"였습니다. 루체는 한정 모델이 아닌 양산 라인업에 속하지만, 페라리는 이 차를 일반 EV 시장과 분리 해 두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점에 람보르기니는 SUV형 EV 컨셉이던 란자도르(Lanzador)의 양산 계획을 사실상 접었고, 슈테판 빈켈만(Stephan Winkelmann) CEO는 "초고가 EV를 향한 자사 타깃 고객의 관심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페라리는 그러한 시장 우려를 정면으로 받아치는 대신, 아예 "전기 슈퍼카가 아니라 페라리 플래그십이라는 별도 카테고리" 로 위치시키는 전략을 골랐습니다. 가격대 또한 그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공식 스펙, 숫자부터가 카테고리를 뒤바꾼다 루체는 전기 모터 4개를 얹어 합산 약 1,113 마력 을 냅니다. 뒤쪽에 좌우 416 마력씩, 앞쪽에 좌우 141 마력씩 나뉘어 배분되는 구조입니다. 0-100km/h는 2.5초 미만 , 배터리는 122 kWh 급으로 전해지며, 880V 고전압 아키텍처 를 토대로 최대 350 kW급 DC 급속 충전 을 받쳐줍니다.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530km 입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동급 하이엔드 EV와 비슷한 영역에 있지만, 페라리가 내세우는 부분은 "1,000 마력대를 페라리답게 다스리는 차체 제어와 사운드 디자인"입니다. 공개된 자료에서도 인공 사운드보다 4모터 토크 벡터링과 섀시 거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외관 디자인, 푸로상게의 형제가 아닌 별개의 플래그십 페라리 루체 외관 디자인 상상도 루체는 SUV로 볼 수도 있는 4인승 4도어 차체를 지녔지만, 휠베이스는 116.5인치로 푸로상게보다 짧게 설계됐습니다. 페라리는 루체에 대해 " SUV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 "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푸로상게가 V12 엔진을 담기 위한 길고 두툼한 보디였다면, 루체는 전기차 플랫폼 특유의 낮은 무게 중심과 짧은 오버행 을 활용한, GT에 한층 가까운 실루엣을 겨냥합니다. 컬러와 디테일은 5월 25일 로마 공식 공개 자리에서 제대로 드러날 예정입니다. 조니 아이브가 새로 설계한 페라리의 조작 철학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대목은 인테리어입니다. 페라리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前) 애플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 와 마크 뉴슨(Marc Newson)이 이끄는 스튜디오 러브프롬(LoveFrom) 에 맡겼습니다. 보통의 전기차 흐름과는 반대로, 루체는 거대한 터치스크린을 일부러 배제합니다 . 그 자리는 정밀하게 가공된 물리 버튼과 토글, 글라스 버튼, 다이얼이 운전석 주변을 채웁니다. 나란히 공개된 글라스 키(Glass Key )는 E 잉크(E Ink) 디스플레이 를 써서, 평소에는 페라리 옐로우 컬러가 나타나고 멈춘 상태에서는 전력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디지털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럭셔리를 새롭게 정의한다"는 러브프롬의 철학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디테일입니다. 첫 고객 인도는 2026년 10월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루체, 어떻게 하면 가장 빨리 받아볼 수 있나 테스트 주행 중인 루체의 스파이샷 루체는 한정 Few-Off 모델은 아니지만, 페라리 라인업 최상위 가격대인 만큼 초기 배정은 사실상 기존 고객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페라리 최초의 EV이자 가장 비싼 양산 모델이라는 상징성 탓에, 초기 인도분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단순히 자금력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1. 브랜드와 쌓아온 출고 이력 페라리는 양산 라인업의 누적 출고 기록을 한정·플래그십 모델 배정의 가장 핵심적인 잣대로 삼습니다. 루체처럼 첫 EV이자 최고가 모델일수록, 이미 페라리를 여러 대 소유한 고객이 자연스레 우선순위에 오릅니다. 2. 딜러와의 오랜 관계 자금력이 엇비슷한 고객들 사이에서 끝내 차이를 만드는 건 딜러와 다져온 신뢰입니다. 한 번뿐인 컨택보다는 정비, 보증, 추가 출고 등에서 꾸준한 관계를 만들어 둔 쪽이 우선 명단에 가깝습니다. 3. 브랜드 공식 행사 참여 카발카타(Cavalcade), 피날리 몬디알리(Finali Mondiali), 트랙데이 같은 공식 이벤트에 꾸준히 얼굴을 비치는 고객은 브랜드 내부에서 "보이는 고객"으로 분류됩니다. 루체처럼 상징성이 큰 차일수록 이러한 가시성이 의미를 지닙니다. 4. 테일러 메이드(Tailor Made) / 아토 페르소나 등 커스텀 경험 페라리의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한 차례라도 진지하게 거쳐본 고객은 컬렉터 트랙에 진입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루체의 트림·컬러 옵션이 공개될 때, 비스포크 이력을 가진 고객의 의향이 먼저 반영되는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5. 분명하고 일관된 의사 표현 "루체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어디서, 누구에게, 언제 전하느냐가 의외로 결정적입니다. 정식 공개가 끝난 뒤 느닷없이 손을 드는 것보다, 그 전부터 한결같은 시그널을 보내둔 쪽이 결국 첫 배정 라운드에 들어갑니다. 페라리 최초의 EV는 그저 새 동력원을 얹은 페라리가 아니라, 페라리가 자사의 탑 라인업을 어떻게 다시 규정하는지를 보여주는 차입니다. 그리고 그 첫 라운드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결국 자금만이 아니라 누적된 시간과 관계가 빚어낸 결과에 가깝습니다.
2026-05-14T03:00:00+00:00